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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3. 희곡, 그 첫 번째 이야기

#3. 희곡, 그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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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제작 여민주

 

(수완뉴스=여민주)​

 
연극에서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배우, 무대, 관객, 그리고 바로 희곡이다.

 

연극이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특징이 있다면,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연극의 대본인 희곡은 영원한 고정불변의 것이다. 연극은 연출들의 재량으로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한다거나 극의 특정한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점이 다분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완벽하게 텍스트로만 된 희곡으로 읽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등장인물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우리는 온전히 우리의 생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대사의 이면에 숨은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사의 속도, 어투를 비롯하여 그사이 잠시나마의 침묵마저도 우리는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우리가 희곡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 머릿속에서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어낸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희곡의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능동적으로 상상하고, 우리의 경험과 더불어 생각한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사진 로고1

​​사진촬영 여민주

그래서 오늘의 글은 희곡 한편과 함께 해보려 한다. 이근삼 작, <국물 있사옵니다> 이다.

1920년대를 시작으로 1940년대 본격화된 서사극은 우리 예술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오로지 감정이입에만 집중하여 일정한 플롯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연극과는 상충하는 형식으로 서사극은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이는데 더불어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서사극의 기법은 이근삼 작, <원고지>로 이후 이근삼은 <국물 있사옵니다>, <제18공화국>,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1960년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국물 있사옵니다>를 살펴보자.

낮은 자존감을 지녔지만 순수하기도, 솔직하기도 했던 김상범. 그는 우연한 기회로 본래 자신이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들을 얻게 된다. 이후로 본인의 도덕성보다는 사회적인 위치와 경제적 능력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데, 그 과정에서의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기도 하나 이미 새로운 상식을 정립한 그는 모든 관계를 이용할 뿐이다. 그가 생각하는 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으로 모든 일을 대하게 되고, 결국은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쥐게 된다.

​개인적으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김상범이 변화하는 점, 그리고 1960년대의 작품이지만 현시대와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하였듯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성장을 시작하는 1960년대, 그만큼 누군가는 경제적으로 가난하기도, 부유하기도 하였다. 결국, 그 당시 사회는 ‘돈’ 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중심을 이루었을 것이고 이 부분은 현재와 다르지 않다. 초고속으로 성장을 하고, 현재까지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의 우리 사회도 팽배한 자본주의 국가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과연 우리의 삶 전부는 ‘돈’ 과 ‘명예’ 인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작품 속에서 마지막까지 김상범이 표면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은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수용한 새로운 상식으로 꾸려온 본인의 생활을 되돌아 생각해본다. 그는 옳고 그름 또한 확정 짓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상식으로 사회를 살아가는지, 그리고 우리의 생활은 어떠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경각심을 느낄 필요성이 있다.

수완뉴스 여민주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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