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여민주)
안녕하세요. 두 번째 글로 돌아온 연극 ;(세미콜론)의 여민주입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는 사랑의 종착점이자 또 다른 사랑의 시작점인 춘천에서의 사랑 이야기, 연극 <춘천 거기>와 함께합니다!
총 세 쌍의 연인들의 풋풋하고도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와 아직은 확실하게 단정 지어지지 않은, 그래서 알 수 없는 형태의 사랑 이야기인 <춘천 거기>. 2006 올해의 예술상 수상작인 김한길 연출의 <춘천 거기>가 초연 10주년 기념으로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사람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일을 하던, 사랑을 하던, 무엇을 하든 간에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데, <춘천 거기>의 내용 또한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그 사이에서 펼쳐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주목해볼 만하다.
서로를 넘어서 주변 사람들까지도 아프게 만드는 선영과 명수의 사랑, 사랑이란 이름의 믿음으로 질투를 불러 그 질투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세진과 영민의 사랑, 그리고 막 사랑을 시작해서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주미와 응덕의 사랑.
이들 모두는 ‘사랑’이라는 공통 단위에 들어가 있지만, 모두가 다른 형태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양한 사랑을 발산하는 이들이 모두 춘천으로 떠났다. 춘천에서도 그들의 사랑은 계속된다.
▲사진_촬영 여민주
감성연극이라는 이름처럼 배우들의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사랑’이라는 큰 주제 속에서 그들은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대사를 구연한다. 배우들의 이동 또한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든 장면의 전환이 암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흐름의 이동을 통해 장면이 전환되는 것 또한 특징이다.
이 작품은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풀어내어, 보는 관객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 특히 사랑에 대한 감정 표현에서의 웃음 포인트가 관객들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현실성 넘치는 연기를 보고 왔다는 것보다는 감정을 공유하고 왔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연극을 보러왔다가 그 속의 또 다른 연극을,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나온 듯한 감정으로 기분 좋게 극장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사진_촬영 여민주
연극이 끝난 후, 머릿속에는 온통 ‘사랑’이라는 단어가 둥둥 떠다녔다.
사랑. 어떤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_네이버 국어사전 참고) 작품 속 큰 막이 바뀔 때 삽입되는 가슴 찌릿한 대사들이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양한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이웃과의 사랑, 하다못해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고, 오늘의 날씨마저 사랑하며 살아간다. 각자의 형식과 방식이 다를 뿐. 사랑은 늘 우리와 마주 닿아있다. 그래서 사랑에는 정답도 정의도 없고 단지 그냥 감정 그대로 느끼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춘천 거기>에서는 연인 간의 사랑을 그렸다. 모두 사랑을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사랑은 아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 없듯, 사랑도 그렇다. 이쯤에서 여러분들의 ‘사랑’도 궁금해진다. 과연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가?
글,사진=여민주 칼럼니스트 97duals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