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제5회 영남포토페스티벌
2018.11.06. ~ 2018.11.11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1-13 전시실
새의 날갯짓이 사자의 날카로운 이빨보다 더 매섭게 보일 때가 있다. 고차원적이고, 심히 철학적인 예술 작품을 건너 ‘사실’을 전하는 파트가 있었다.
인간의 존재 역시 자연의 습성을 거스르지 못하는 야생 그 자체임에도 불구, 이를 실감하지 못하며 묵묵히 살아간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무서운 속도로 환경을 무분별히 헤치지만, 자연과 인류를 분리시키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를 인식하면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 인류의 현실이다. 퇴보와 퇴색의 길만 남았으나, 미루고 미루며, 야생을 버리기 시작한다.
쉽게 만나기 힘든 새에겐 먹이활동이 삶이다. 일상이라 불리는 장면 하나하나를 순간포착한 작품이 나라는 퇴보를 마주하게 했다. 굶주린 새의 날갯짓이 포효로 보인다. 날짐승다운 새의 모습에 자연과 야생과 인간을 분리시켰던 지난날을 후회한다.
맛있는 음식, 포만감에 희열을 느끼는 인간과 새를 동일시한 작품을 보며, 삶의 기본에 대해 따져본다. 자연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과연 야생은 아름답고 황홀한 것인가에 대해서, 커다란 물음을 던진다.
하루를 살기 위해 한 생명을 잡아먹는 순간에 소리 없는 포효를 고스란히 느끼며 감상한다. 채집과 먹이활동만큼 본질적인 것이 있을까. 당신의 포효가 야생의 울림으로 다가오는지, 일상의 먹이활동으로 다가오는지, 굶주린 날에 묻고 싶다. 당장의 포만감이 희열인가 아닌가.
우리가 치열한 삶 속에서 일상을 소홀히 한 건 아닌지, 새의 날갯짓 너머 외면했던 질문을 감히 던져본다.
글, 사진 임윤아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