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육주현 기자] 2024년 2월 개막하는 뮤지컬 <여기, 피화당>(제작 ㈜홍컴퍼니, 프로듀서 홍승희)이 7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2023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으로, 새로운 소재에 대한 탐색과 음악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17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병자호란 이후 창작된 것으로 알려진 작자미상의 고전소설 ‘박씨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영웅소설 ‘박씨전’의 작가에 대한 상상에서 시작된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가장 약한 이들이 연대하여 써내려가는 이야기로 전하는 가슴 울리는 감동을 담아내었다.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연습실은 병자호란이 끝난 17세기의 조선에 온 듯한 모습이다. 전쟁 중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왔지만 정절을 잃었다며 집안에서 쫓겨난 세 여자 ‘가은비’, ‘매화’, 그리고 ‘계화’에 분한 정인지, 최수진, 김이후(가은비), 장보람, 정다예(매화), 백예은, 곽나윤(계화) 배우는 ‘피화당’이라고 이름 지은 동굴에 숨어 살며 생계를 위해 이야기를 쓰는 여인들에 몰입하여 함께 소소한 시간을 보내며 웃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손님을 경계하며 서로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풍래, 조훈이 연기하는 선비 ‘후량’은 저잣거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름 없는 작가 선생에게 자신의 글을 의뢰하기로 결심하고 노비 ‘강아지’(이찬렬, 류찬열)과 함께 작가를 찾아 나선다. 작가 ‘가은비’로부터 시작된 글은 작지만 멀리 퍼져 나가는 어두운 동굴 속 촛불처럼 세 여성들이 함께 마음을 담아 쓰는 이야기로 확장되어 2024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희망의 목소리를 따뜻하게 전한다.
극 중 피화당 여인들이 쓰는 이야기이자 고전 소설인 ‘박씨전’의 뮤지컬적인 재해석 역시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관람 포인트다. 정확한 창작 시기와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은 ‘박씨전’은 교과서에서 한 번쯤 접했을 고전 소설로, 병자호란 이후 창작되어 백성들에게는 비범한 인물이 나라를 구하는 영웅 이야기로 패전의 아픔을 위로해주었고, 여성들에게는 최초의 여성 영웅의 모습을 통해 당대 남성 중심 사회를 통쾌하게 꼬집어 준 작품이었다.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단순한 고전의 재연에서 벗어나 뮤지컬적 판타지성을 더한 극중극의 형식으로 무대 위에 보여진다. 전통성을 더해줄 탈, 부채 등을 활용하여 ‘박씨전’을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보는 재미를 함께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잔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는 여인들이 전하는 ‘박씨전’의 희망은 작지만 단단한 반짝임으로 전달될 것이다.
2024년 봄을 맞이하는 2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희망과 연대를 전할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2월 7일부터 4월 14일까지 플러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의 02-6498-0403)
육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