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온=이동규 기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핀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mini 등 은행들이 청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청소년의 금융 가치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0대 청소년을 위한 금융 관리 애플리케이션 ‘모니’를 소개한다. ‘모니’는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제대로 경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10대들을 위해 금융 핀테크 서비스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음은 ‘모니’를 만드는 ‘모니랩’의 이경훈 대표와의 일문일답.
Q1. ‘모니랩’, 어떤 기업인가요?
A1. 모니랩은 “건전한 자본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이들이 금융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자”는 미션 아래 금융 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금융을 체득할 기회를 제공해보자는 비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회사 설립은 작년 2월에 했고 지금은 12인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2. ‘모니’라는 이름이 독특해 보여요!
A2. 어렸을 적부터 단어가 인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평소에도 어려운 말을 쉽게 바꿔서 쓰는 습관이 있었어요. 청소년을 위한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 구상하기 시작했을 때도 금융에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요. “금융”이라는 단어 자체부터 그렇고, 금리, 이자, 대출 등 그다지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 용어들이죠. 그래서 청소년에게 금융이라는 개념의 시작점에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서비스만큼은 간단하고 쉽고 접근성 있는 단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비스명을 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돈의 영어 표현인 Money를 좀 덜 심각하고 재미있게, 혹은 귀엽게 표현하는 것이 monee라고 떠올랐고, 그렇게 정하게 되었어요.
Q3. ‘청소년’과‘금융’,어울리지 않는 단어들만 같아요.어떻게 서비스를 구상하게 되었나요?
A3.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제 주변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잔디를 깎거나 세차 등 노동을 통한 수입에 대한 경험이나, Bake Sale이라고 해서 집에서 만들어 온 빵이나 요리 등을 팔아 돈을 모으는 등의 경험을 통해 돈에 대한 관념을 일찍부터 쌓게 하는 문화를 접했어요. 돈에 있어 미국 친구들과 이야기할 땐 당연한 것들이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할 땐 그렇지 않은 것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소년 시기의 금융 이해력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한국에 와서 느꼈던 건, 한국의 청소년들은 금융에 대한 제대로 된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약간 문제라고 인식했던 것 같아요. 청소년들도 돈에 관해 관심 많은데 문화적인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수단과 옵션이 너무나 제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례로 앱스토어상의 상위 100개의 금융 앱을 봤을 때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앱은 3개뿐이고, 그마저도 네이버페이, 카카오뱅크, 토스와 같이 성인 위주의 종합 핀테크 서비스이에요. 수많은 기능 중 한두 가지만 청소년들에게 허용된 모양새죠. 그게 저는 제가 성인이지만 억울하다고 느꼈어요. 청소년들도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통해 내 돈을 관리할 수 있고, 단순 현금을 어디 서랍에다 보관하는 것을 넘어 보다 능동적으로 수입, 소비, 저축, 투자 등 스마트한 금융 생활도 누릴 수 있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Q4.아직 돈은 부모님이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도 많은 것 같아요.
A4. 부모가 돈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요. 밀레니얼 세대인 저도 어릴 적부터 명절 때마다 세뱃돈을 받을 때면, 부모님들이 그 세뱃돈을 바로 보관해 주신다며 전부 다 걷어가시는 걸 봐 왔어요. 하지만 ‘보관’ 당한 제 세뱃돈은 어디로 갔나… 사실 세뱃돈으로 한 번에 목돈이 생길 때, 이럴 때가 청소년들에게는 돈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거든요. 성인이 된 후, 스스로 내 자산에 대한 관리를 처음으로 시작하면 너무 늦어요.
과연 돈에 대한 관념은 언제부터 생기는 것이고 또 언제부터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궁금해서 연구 논문들을 찾아보았는데요, 2018년도에 미국 퍼듀대학교의 교수진들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돈에 대한 습관이 만 7세 때 이미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르면 만 3세부터 돈에 대한 기본적인 관념을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Q5.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금융 서비스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요.다른 나라들의 사례도 있나요?
A5.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국내에서는 모바일 기반의 청소년 뱅킹 서비스는 신한은행이 이미 5년 전에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최근 카카오뱅크나 토스와 같이 1세대 모바일 뱅크들이 강력한 브랜딩과 UX를 바탕으로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선불전자지급수단업(체크카드) 기반의 뱅킹 서비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생각해요.
다만 청소년들이 금융에 있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생각보다 복잡다단해요. 실제 청소년들은 돈을 어떻게 더 잘 쓰고, 모으고, 불리는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데, 이러한 점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는 아직 없죠. 저희가 그러한 부분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고요.
글로벌 시장을 보면 청소년 핀테크 분야는 이미 매우 핫한 분야에요. 청소년 특화 핀테크 스타트업 중 투자유치 금액 기준으로 상위 7개 회사에만 최근 3년간 95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모였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인도, 호주, 멕시코 등에서도 청소년들의 금융 활동을 돕는 스타트업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있어요. 이들 중 가장 많은 유저 수와 투자유치금을 자랑하는 회사는 미국의 그린라이트이고, 400만 명 이상의 유저 수를 보유하고 있어요.
Q6.청소년들의 금융 생활에 있어서‘모니’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A6. 저희는 궁극적으로는 청소년들이 돈과 관련한 그 어떤 궁금증이나 호기심부터 고민거리까지, 이런 것이 생겼을 때 딱 떠오르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그리고 청소년들이 다양한 금융 활동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로, 서비스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금융이해력(financial literacy)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해요. 재화를 벌어들이고, 쓰고, 모으고, 투자하는 등의 금융 활동을 통해 수입, 소비, 자산, 부채, 그리고 현금 흐름과 같이 금융이해력을 쌓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에 대한 개념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죠.
그래서 청소년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용돈을 더 잘 모으고, 쓰고, 불리는지에 대한 개념을 갖게 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소비”에 초점을 맞춰 봤어요. 이번에 새롭게 출시할 앱에는 소비미션 챌린지(소비 인증), 드로우(경품 추첨), 살말살말(투표 기반 커뮤니티), 그리고 소비와 관련 각종 이벤트 개최 등의 기능이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인데, 저희는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본인의 소비에 대해 되돌아보며 보다 능동적인 용돈 관리의 계기를 갖고, 또한 또래 친구들의 소비를 자연스레 접하며 돈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자연스레 금융이해력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해요.
Q7. ‘모니’가 걸어온 길이 궁금해요!
A7. 첫 시작은 용돈을 처음으로 받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부모님과의 용돈 미션을 통해 추가적인 용돈 수입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였어요. 그리고 이와 동시에 저희 유저분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융 강의를 진행했었어요.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청소년들의 돈에 대한 pain point를 부모님을 통해 풀 수 있을까 검증했었고, 결론적으로는 직접 청소년분들을 마주하며 풀어야겠다고 판단하고, 현재는 중고등학생을 주로 타겟하여 이들의 소비 생활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서비스의 방향을 약간 재조정했어요.
Q8.그러면‘모니’만의 다른 점도 있을까요?
A8. 저희는 청소년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또 해결책을 여기에서부터 찾으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계정을 리뉴얼하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 유저분들께 금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드리려고 하고, 또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직접 물어보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서 저희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주시고 있는 것 같아요. 백번 말씀드리는 것 보다 한 번 보시는 게 더 나을 수 있는데, 저희가 하고 있는 노력은 저희 인스타그램 채널(@monee.official)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Q9.대표님께서 그리시는 미래의‘모니랩’은 어떤 모습일까요?
A9. 저는 모니랩이 언젠가는 사람들의 금융이해력을 약간이나마 높이는 데 기여해서 건전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청소년들이 돈에 대해 매우 사소한 고민이나 궁금증이 생겼을 때 딱 떠오르는 서비스가 저희 모니 앱이기를 상상해요.
Q10.마지막으로, ‘금융 활동’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10. 금융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돈을 쓰고, 벌고, 모으고, 불리는 것은 결코 로켓 과학이 아니에요. 어떤 금융 활동이든 수행하기 전에 한 번 더 이게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습관을 만들어 보시고, 돈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만 생각하면 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닌 돈에 밝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