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박정우 칼럼니스트] 집을 나서다가 문득 옆집에 붙여진 국가유공자 팻말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올해가 6.25 전쟁이 발발한지 71주년 되는 해라는 것이 생각났다.
71년간 국가는, “6.25 전쟁을 참전한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줬는가?” 어쩌면, 6월은 참으로 아픈 달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질문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번 달 칼럼에서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소년/소녀병들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입대한 소년/소녀병은 총 3만여명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다. 일반군인들과 함께 소년/소녀병들은 매 전투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수많은 공로를 세웠다. 하지만 국가와 우리 공동체로부터 이들은 이에 걸맞는 대우를 받았는지가 의문이다. 특히 어느새 이 분들은 80대 노인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소년/소녀병들의 국가에 대한 노력과 헌신은 절대로 잊혀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소년/소녀병들은 전쟁 당시에 군번과 계급을 부여받은 만 13세~만17세의 소년/소녀들이다. 간혹 이들과 학도병과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도병의 경우에는 군번과 계급이 없었다. 하물며, 제대로 된 입대 절차를 거치고 군번과 계급을 받은 소년/소녀병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학도병들은 더 대우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그때 당시 국제법 상으로 만 18세 미만의 소년병의 징집은 금지였지만, 6.25 전쟁 발발 이후 순식간에 낙동강까지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자 스스로 자원입대하는 경우가 있었고 강제로 징집된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휴전이 되었음에도 이들은 복무 연장이 되거나 재입대 과정에서 성인이 되었으며, 전역을 하고도 생계유지를 위해 학업으로 복귀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는 6.25전쟁에 참여했던 소년/소녀병에 대한 명확한 실태조사도 못했으며, 소년/소녀병에 대해서 신청자에 한해서 심사를 거쳐 참전유공자로 인정해서 참전명예수당을 주고 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여러번 소년/소녀병의 국가유공자 인정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입법화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인해 폐기되었다.
현재의 2030인 MZ세대의 우리들과 비교해볼 때,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자기 자신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한 6.25 전쟁에 참여한 소년/소녀병의 용기와 절개를 인정하고, 그 고생에 대해서 국가에서 예우해주는 것 맞다.
그러나 현재 소년/소녀병과 관련된 실태조사도 제대로 안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6.25 전쟁에 참여한 소년/소녀병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 경우가 적다. 그렇기에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제대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소년/소녀병을 예우해주고 그들의 노력과 고생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된다.
박정우 칼럼니스트(법제처 국민법제관, 사회문화법제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