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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회“채무자의 사유재산을 강탈한 집행법원”

“채무자의 사유재산을 강탈한 집행법원”

태양광발전소는 이전 및 매매가 가능한 유체동산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전경 (사진=네이버 거리뷰)

[수완뉴스=김동주 기자] 강원지역 영월지원의 임의경매 사건에서, 집행법원은 건물 옥상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물에의 부합물 등으로 판단하여 일괄매각하였으나, 경매 종료 후 이어진 소유권반환소송에서, 태양광발전소는 이전 및 매매가 가능한 유체동산으로서 부합물 또는 종물이 아니라고 판시한 사건이 있었다.

위 임의경매 진행 당시, 건물의 원소유주는 “태양광발전소는 경매목적물이 아닌데 그 감정가 또한 보전가치의 7%에 불과하게 산정되었다”며 재 감정요청 및 이의신청 등을 하였으나,

집행법원은 원소유주의 주장을 “경매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여겨, 위 이의제기들을 기각 또는 묵살하고 직권으로 일괄매각명령을 하였다.

이에 원소유주는 태양광발전소를 경매에서 제외시켜달라는 취지의 경매제외신청을 하였고,

집행법원은 이 신청에 대해,“태양광발전소는 부합물 또는 종물로서 일괄매각해야 하지만, 원소유자가 제외시켜 달라고 하니, 30일 내에 이전하면 경매에서 제외시켜주겠다. 단 기한을 엄수해야한다”는 내용의 보정명령을 하였다.

실상은 태양광발전소 이전허가에만 30일 이상 걸려…

그런데 이 보정명령에는, 매각물건명세서에 등재되어 일괄매각해야 하는 부동산이 어떤 법적 근거로 30일 내에 이전하기만 하면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제외되는 지와, 30일의 기간제한은 어떤 법령에 근거하는지 등에 대한 기술이 없고, 단지 ‘30일 내에 이전하면 경매물건이 아니지만 30일이 지나면 도로 경매물건에 포함 된다’는 내용만 있는바,

결국 이 보정명령은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재산권을 30일까지만 인정할 것이며, 30일 이후에는 재산권을 박탈하겠다’는 통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집행법원이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태양광발전소를 이전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발전사업허가권자인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처리기간은 최소 1달(평균 2달) 정도이므로, 위 보정명령에서 엄수하라고 지정한 30일의 기간은 이전 공사는 고사하고 지자체의 허가도 받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이에 따라 원소유주는 이전을 위해서는 최소 9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정명령기한연장신청서를 집행법원에 제출하였다.

원소유주의 이러한 기한 연장요구는 상식적이면서 실무적인 요구로서,

발전소의 이전이 경매법정에서 진행하는 경매절차를 방해하지도 않으므로, 집행법원으로서도 기한을 30일에서 90일로 연장해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집행법원은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가,“건물 내의 채무자 소유물은 무엇이든 경매 처분할 수 있으므로 태양광발전소도 일괄매각해야 하며, 절차지연으로 피해가 크니 기한을 연장해주지 말라”는,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내용의 경매절차속행신청서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보정명령기한연장신청을 묵살하고 태양광발전소를 부합물 등의 제시 외 건물로서 일괄매각하였는데, 그 매각가격이 보전가치의 7%에 불과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소유권반환청구소송에서 승소, 집행법원의 부당한 업무처리 증명해…

한편, 집행법원의 이러한 일방적인 절차진행에 분노한 원소유주는,

경매절차가 끝난 뒤 법원에 태양광발전소 소유권 반환청구를 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승소하여 집행법원의 무지와 독선 그리고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사실, 건물 옥상의 태양광발전소 이전 공사는 경매절차의 진행에 하등의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태양광발전소를 임의로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삭제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보정명령이행기간연장 등의 방법으로 이전을 계속 추진하게 하여 채무자의 민원을 해결하고,

채권자가 경매신청하지도 않은 태양광발전소는 경매목록에서 제외하고 경매절차를 속행함으로써, 절차의 지연으로 손해가 가중되고 있다는 채권자의 불만도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무원들의 민원 처리 방식일 것이다.

그런데 집행법원은 경매절차 진행에 아무런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고, 행정적·법적 근거도 없으며,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30일이라는 이전시한을 임의로 정하여 조건부 명령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합당한 이유가 있는 채무자의 기한연장요청을 묵살하고 직권으로 일괄매각명령 및 경매속행명령을 하였는바,

이는 결과적으로 집행법원이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아 헐값에 매각한 것과 다름없었다.

이러한 국가기관의 권력 행사라고는 믿을 수 없는 거칠고 자의적인 경매 집행은 담당자들의 태양광발전소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무지, 재량권의 남용 및 법률지식의 부족, 그리고 채무자의 사유재산권에 대한 경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써,

이는 경매가 일반적인 재판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되는 집행법원의 전속관할이라는 점을 악용한 경매담당자들의 안이하고도 고압적인 업무 수행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보정명령 또한, 집행법원이 채무자의 사유재산권을 존중하여 태양광발전소를 경매에서 제외해 주기 위해 보정을 명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무자의 경매제외신청을 무력화하기 위해 실행하기 불가능한 명령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바,

이에 대해 원소유자는,“부동산 임의경매는 채권의 원활한 회수를 위해 국가가 채무자의 사유재산을 강제로 매각하는 절차”이므로, “그 절차의 진행이 적법하고 공정해야 함은 물론, 처벌을 받는 입장인 채무자의 방어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면서, “집행법원은 채무자도 국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관련기사 : 공정한 사회, 공정한 경쟁을 좀먹는 독버섯, 경매·입찰 방해

Kim Tong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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