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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年 11 月 23日 12:30 下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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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칼럼신라 : 해상왕 장보고

신라 : 해상왕 장보고

본명은 궁복 또는 궁파. 이순신 급의 민족 영웅으로,
뭐 하나 시원한 게 없는 신라 하대에서 웅비하는 민족 기상을 보여준 위인이다.

장보고의 출신은 불분명한데,
아마도 전라도 해안가에서 목동노릇이나 하며 싸움질 잘하던 젊은이였을 것이다.
이 젊은 친구가 경직화된 골품제도에 절망했는지 아니면 뭔 사고를 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친구 정념과 함께 신라를 떠나 당나라의 하급 군관이 되었는데,
뭔 일이 있었는지 군관질을 때려치고 장사를 시작했고, 수완이 있었는지 제법 성공을 거두었더란다.

장사에 재미를 붙이며 그냥 저냥 살던 중 해적들에게 잡혀온 신라인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것이 그의 민족의식에 불을 붙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으나,
잘 되는 장사마저 때려치고 귀국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귀국한 장보고는 평범한 양민들이 못된 해적들 때문에 노예가 되는 실태를 흥덕왕에게 고발하였는데, 헌덕왕기에 망가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흥덕왕은,
이에 분기탱천…까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1만의 군사로 완도에 청해진을 세우는데 동의하였고.
청해진 대사로 임명된 장보고는 당초의 목표대로 해적퇴치에 힘을 기울였으며, 곧 서남해의 해상권을 장악하였는데,
그는 손에 넣은 해상권을 이용하여 당과 일본은 물론 남방, 서역 등 손이 닿는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여 거만의 부를 쌓아올렸으며, 바다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완전히 자리를 잡은 장보고는 이렇게 손에 넣은 부와 힘을, 주색잡기나 하며 자신을 위해 탕진….한 것이 아니라,
신라 출신 노예들을 사들이거나 주인에게서 되돌려 받아 해방시켰고, 빈민들을 구제하였으며,
신분에 관계없이 인재를 널리 받아들였고, 실력에 따라 대우하여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였다.
8세기 이래 왕성해진 신라인의 해상활동 능력을 조직화하여 적극 활용한 유능한 CEO였던 셈이다.
또한 산동 주변에 모여 살며 신라방을 형성한 신라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질 않아,
법화원이라는 큰 절을 지어 신라인들에게 제공하기도 하였다.
가히 해상왕이라 불릴만 하다.

이 애국적이고, 칼 잘 쓰던 상인이 거목으로 성장하였을 때, 
왕권 다툼에서 진 김우징이 망명해 오는 정치 바람이 불었고, 드디어 중앙정계로 진출할 기회를 잡게 되었는데,
장보고는 곤경에 빠진 왕족을 돕는 대가로 왕가와 사돈을 맺기로 하여, 미래의 외척까지 꿈꾸게 되었다.
장보고는 죽마고우 정념과 함께 군사 5000을 이끌고 경주로 향해 김 우징을 왕으로 만들었고,
왕은 감의군사의 직책과 함께 식읍 2,000호를 하사하여 그의 공로에 보답하였으므로,
이제 외척만 되면 완벽하였는데,
그 고생을 하며 어렵게 왕이 된 신무왕이 6개월 만에 허무하게 죽는 바람에 외척의 꿈은 연기 되었다.

신무왕의 뒤를 이은 문성왕은 즉위하자마자,
장보고를 진해장군에 임명하는 등 대를 이은 신뢰를 보여주었으므로,
장보고도 일본에 무역 사절을 파견하고, 당에 견당매물사를 보내어 삼각무역을 실시하는 등 하던 일을 열심히 하였다.
그렇게 2–3년이 흘러, 
문성왕이 아버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보고의 딸을 차비로 맞으려 하였는데,
대신들이 갖가지 이유를 들며 결사반대하자, 골품 귀족들의 압력을 견디기 힘들었던 문성왕은 결국 혼사를 없던 일로 하였고,
외척 장보고는 자동으로 물건너 가버렸다.

이에 분노한 장보고가 반란을 일으키려 하자,
왕은 장보고의 부하인 염장을 꾀어 암살하게 했다고 하는데,
이설로는, 그의 거대한 세력을 두려워한 귀족들이 암살하였고,
이에 반발한 장보고의 부하 이창진이 반란을 일으키려 하자 염장이 토벌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이든,
장보고가 청해진에 거대한 해상세력을 만들고 바다를 지배했던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사실만은
변함없을 것이다.
장보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청해진은 851년 정부에 의해 해산되었고,
주민들은 벽골군으로 소개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해상왕이라고 불린 유일한 인물이었다.
현재 일본 신사에 모셔져있는 적산대명신과 신라대명신은 장보고를 신격화한 것이라 한다.

김경순
김경순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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