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는 약로, 중천왕의 차남으로 태자를 거쳐 270년 왕위에 올랐다.
이듬해에 우씨에게 장가를 갔고.
한 십 년 내정을 살피고 굶주린 백성들을 구제하며 열심히 왕 노릇을 하였다.
280년 숙신이 쳐들어오자 아우 달가를 보내 박살 내버렸고,
달가를 안국군으로 삼아, 양맥과 숙신의 여러 부락들을 통솔하게 하였다.
숙신, 읍루, 말갈, 여진으로 이어지는 이민족과의 질긴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잘나가는 형들이 부러웠는지 286년, 동생 일우와 소발이 반란을 획책하자,
재상을 시켜준다고 사기를 치고, 체포 · 처형하였다 .
288년에는 서쪽 변경의 중요한 거점, 신성으로 장기간 순행하였다.
292년 서거하여 서천원에 매장되었다.
재위는 21년 5개월.
할아버지 동천왕 처럼 총명하고 인자하여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하는데.
골육상쟁의 비극을 피하진 못하였다.
변경을 어지럽히던 숙신을 정벌하여 그 거점을 빼앗고 영토화한 것과
이후 고구려 역사에서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성을 변경요새화 한 것 등이
중요한 업적일 것이다.
무덤에 얽힌 일화도 있다.
봉상왕때 모용외가 쳐들어와 서천왕릉을 도굴하였는데,
갑자기 무덤 안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도굴하던 자들이 죽자,
적군이 혼비 백산하여 퇴각하였다고 한다.
한국판 투탄카멘 왕이라고 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