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제5회 영남포토페스티벌
2018.11.06. ~ 2018.11.11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1-13 전시실
‘추상적이다’에 대해 탐구해본다.
추상은 한 사람의 심리를 복잡하게, 우연과 실체를 교묘하게 섞어 명시해놓은 것이다. 때때로 단순하게 표현되기도 하지만, 깊이가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친절한 설명 역시 없다. 추상적인 작품은 제 추상을 대표하는 또 다른 추상적인 제목이 붙는다. 차라리 광활한 범위의 거대한 작품이라면 해석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고 인터넷에다 해설을 찾아보고 말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작품은 측정 불가한 우주가 아닌, 누군가의 우주를 극히 일부 담고 있는 셈이다.
먼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도 있고, 그림자나 사막에 대해, 오로라에 대해, 야생동물에 대해, 한 나라에 대해, 역사에 대해, 산과 바다에 대해, 새와 먹이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로 뚜렷하게 구분이 간다. 연꽃에 대한 전시를 건너 쨍한 색감의 추상적인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초월된 공간에 완전한 분리 형식의 작품이 연속적으로 구조 되어 있었다.
합성으로도 보이는 이 작품들은 실제 해외 장소에서 촬영 되었다.
원색의 사막이기도 하고, 강이 흘렀던 자국이기도 하고, 알록달록한 마을이기도 하고, 과대포장한 마을의 폐허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저 굴곡에 대한 이야기, 바람의 살결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추상의 장점은 눈앞의 작품을 하나의 상상으로, 제 안의 사고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어떠한 마음으로 담아내고, 편집하고, 오늘날 전시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우리는 우리 개개인의 작은 추상에 걸어 들어가 한번도 본 적 없는 풍경을 받아들이려 크게 눈을 뜨는 것이다. 깊게 숨을 뱉는 순간, 내가 보고자 하는 풍경들이 펼쳐진다.
사실에 대해 알고자 하여 전시회에 찾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감각을 보고, 내면을 통찰하기 위해 걸음 하는 것이다.
추상은 이해와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자기표현이자 자기방어가 되기도 한다. 직설적인 사진, 있는 그대로 해석이 되는 작품과는 달리 개개인의 차이가 확연하고, 자칫 하다가는 확대해석으로도 이어진다.
그럼에도 제 멋대로 식의 해석이 용서되는 것이 ‘추상’이란 관점이다.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표현되고, 파악하는 것 역시 예술이 되는 것이 흥미롭다.
관객의 시각이 어떻게 이 작품을 꿰뚫는가에 따라 예술은 비로소 보다 더 예술다워지는 것이다.
글, 사진 임윤아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