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 본 기자가 태어나기 전에, 그리고 아마도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엄청난 강간과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있었다. 그는 한때는 유명한 국회의원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다. 그가 검거되기 전까지 그의 평판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그가 체포된 이후 그는 역사상에 길이 남을 살인마가 되었다. 그의 사형이 집행될 때, 전세계의 사형 반대론자들은 이례적으로 사형 집행에 찬성했다. 사람들은 이 사람을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의 주인공의 모티브라고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에서 간접적으로 보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테드 번디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의 대표적 인물. 출처: 나무위키)
테드 번디는 다른 살인범들과는 다르게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체포되면서 그의 어린 시절이 기자들에 의해 들춰질 때, 사람들이 발견했던 것은 낚시, 크리스마스 휴가 등 행복한 시절들만 보였다. 하지만 그의 가정사 자체는 비정상적이었다. 그는 사생아로 출생하였으며, 외조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외조부는 인종차별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정서불안 증세를 보여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 살에 이모의 침대 이불 밑에 칼을 밀어 넣기도 했었다. 학교에서 그는 성적이 좋은 아이였지만 자주 화를 내, 교사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에 그는 이미 상습적 관음증 환자였으며 좀도둑이었다.
심리학자들은 번디 그 자신의 이상한 모습을 고등학생 때부터 깨달았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후부터는 주변의 정상인들을 따라 하는 연기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친구들은 번디가 살인 혐의를 받자, 그것을 믿지 않고 그가 누명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의 살인 동기는 어느 한 여성이 준 실연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워싱턴 대학교 재학 당시에 스테파니 브룩스 (가명) 라는 여성과 교재하고 이후에 결별하는데, 그의 살인의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브룩스와 닮았다는 공통점이 발견 되었다. 번디 그 자신이 말하지는 않지만, 심리학자들은 실연이 번디의 살인 본능을 깨웠다는 말도 있다. 그의 첫 번째 살인기도는 1974년 1월에 일어난 18세 여성 살인미수 사건이며, 그가 워싱턴 주와 유타 주에 살 때 수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놀랍게도, 그가 검거된 것은 살인 혐의가 아니었다. 그는 1975년 8월 16일 새벽에 곡예 운전으로 교통경찰에게 잡히는데, 당시 그의 차량에 있었던 의심스러운 물건들로 인해 번디는 체포된다. 그는 이후 취조실에서 자신이 이전에 납치를 시도했던 여성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 받고 15년 형을 선고 받는다. 하지만 그는 두 차례 탈출했는데, 그 과정에서 12세 소녀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결국 그는 1989년 7월, 플로리다 주 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고, 앞에 서술했듯이 사형 반대론자들은 그의 죽음에 기뻐했다.
번디는 심리학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보인다. 하나는 소시오패스 (공식적으로는 사이코패스) 적인 모습이며, 나머지 하나는 나르시스트 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번디는 자신의 좋은 머리를 뽐내면서 인생을 즐겼었고, 대학에서 법을 전공하면서 유명한 정치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그러한 나르시스트 적인 모습이 오히려 사회에는 악이 되었다.
그의 나르시스트 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로는 그의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는 것을 내세워서 전문 변호사의 변호를 거부하고 본인이 직접 변호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족한 법률 상식에 의해 스스로의 15년 형과 사형을 연달아 선고 받는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이 번디 류의 사람들의 특성인 산만한 주위로 인한 부족한 세부 지식의 결과라고 한다.
번디는 그의 살인을 제외하고도 또 다른 면으로 세상을 뒤집었다. 그는 살인범이었지만 미남이었고, 그의 체포 소식을 통해 그의 팬클럽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그를 보기 위해서 재판장 앞에서 진을 치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수감되어 있는 도중에 캐롤 분 (가명)이라는 여성과 결혼하기도 했으며, 프로포즈는 무려 언급한 12세 여아 살해 및 시체 유기 사건의 재판 도중에 했다. 그의 비정상적인 인기는 많은 영화들이 연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나는 살인범이다라는 영화가 그 모습을 재현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테드 번디같은 사람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번디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잔인한 살인마는 당신 옆의 친구일 수도, 좋은 선생님일 수도, 지나가는 온화한 인상의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완뉴스 기획취재 1팀 ‘서기단’ 김준형 학생기자(nihao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