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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年 11 月 22日 9:35 上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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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칼럼#7 '감각의 인지로 계발하는 디자인 창의성' (빈스앤베리즈 태평로점 편)

#7 ‘감각의 인지로 계발하는 디자인 창의성’ (빈스앤베리즈 태평로점 편)

(수완뉴스=조윤서)

안녕하세요? ‘감각의 인지로 계발하는 디자인 창의성’ 을 연재하고 있는 칼럼니스트 조윤서 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사물들을 관찰하다보면, 시각, 촉각, 청각, 후각까지 느껴질 수는 있어도 유일하게 미각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미각은 입 안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각이기 때문에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왜 미각은 혀에서 느껴지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맛 평가를 한 결과, 혀는 혀 위와 밑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혀 위의 맛이 미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미각은 혀 위와 아래에서 모두 느껴지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입천장, 양 볼, 목구멍 등 입 안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각이기 때문에 오감 중 미각은 이 세상에 있는 사물들에서 느껴지는 것 이외에 감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맛을 느끼다가도 다시 집중이 쏠리는 맛이 미각입니다. 미각 맛을 집중적으로 느끼다보면 미각에서 느껴지는 맛에 순서가 있다는 것이 자각됩니다. 다시 말해, 미각 자체로만 놓고 보면 상큼한 맛 뒤에 단 맛이 오는데, 그 사이로 시큼한 맛이 치고 오는 식으로 순간적인 시간 차이를 두고 전해지는 것이 인지됩니다. 이것을 전체 감각으로 확장시켜 보면 차가운 맛 뒤에 매운 맛이 혀를 찌르는데, 입천장에서 콕 쏘는 화한 맛이 느껴지고, 혀를 찌른 매운 맛 뒤로 짭짤한 맛이 혀를 휘감으면서 들어옵니다.

 

전체 감각을 확장시켰을 때에는 여러 감각들이 뒤엉키는 듯 하지만 이처럼 순서를 지켜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이 인지됩니다. 이것이 축적되면 자신이 현재 어떤 맛을 느끼고 있고, 어떤 경로를 통해 자극받아 인지되고 있으며 바로 전에 먹었던 맛이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식사 후 그 모든 과정들이 새록새록 기억됩니다.

 

그럼 실제 사례를 통해 보는 방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맛을 표현하는 방법에 소개할 곳은 ‘빈스앤베리즈 태평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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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앤베리즈 태평로점 입구, 사진 촬영 조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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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앤베리즈 태평로점 내부, 사진 촬영 : 조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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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지 않은 키스링 갈릭, 사진 촬영 : 조윤서)

빈스앤베리즈 빵집 간판에 ‘교황님께서 선택하신 Kiss Ring 마늘빵 (100% 천연발효와 국내산 마늘을 사용하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페스츄리. 커피와 환상의 조화. 판매 1위 마늘빵)’이라고 나와 있어서 ‘교황님께서 드신 빵은 어떤 맛일까?’란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 때 같이 주문한 망고 베리 주스는 탁월한 선택이었죠. 간판에는 커피와의 궁합이 최고라고 나와 있었지만 망고 베리 주스도 궁합이 최고였습니다. 만약 이 빵을 드시는 분들께서는 망고 베리 주스와 함께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키스링 갈릭빵은 버터 맛과 고소한 맛만으로도 충분히 고급스러움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이 빵과 망고 베리 주스를 함께 먹었을 때, 입 안에서 뜨끈한 맛과 시원한 맛을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키스릭 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빵 안에는 버터가 발라져 있어서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버터에서 달콤한 맛도 느껴졌다는 것이죠. 어쩌면 빵 층에 있었던 달콤함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 맛이 망고 베리 주스의 단 맛과 겹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키스링 갈릭이 나왔을 때 잘라진 틈 사이로 뜨거운 증기가 활발하게 뿜어져 나왔고, 그 증기 속에 고소한 버터향을 맡았더니 저절로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탄성이 나왔습니다. 풍족함이 느껴지면서 온 몸이 들떠 활력이 솟구쳤습니다. 빵을 베어물기 위해 빵을 포크로 집어 가져올 때에도 약한 버터향과 달콤한 크로와상 냄새의 빵 향이 합쳐져서 맡아지니 침을 꿀떡 삼켰고 향 배합이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빵을 베어물 때, 이빨이 빵에 닿으면서 ‘빵의 윗면 층이 구운 크로와상처럼 한 번에 푹 파이지 않는 딱딱함을 갖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려고 한 순간 이빨이 빵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마치 빵 속에 커다란 빈 공간 또는 싱크홀에 쑥 들어가는 것처럼 이빨이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통과되면서 그 빈 공간 속에 있던 공기층은 눌려졌고, 그 속의 고급스러운 버터향, 고소한 빵 향의 열기가 코를 순식간에 덮쳐서 아주 놀랐고, 만족감이 증폭되었습니다.

 

그 다음 빈 공간을 기준으로 빵의 윗면과 밑면이 윗니와 아랫니에 의해 서로 만난 뒤 겉으로는 힘을 주었지만 속은 힘을 주지 않아도 잘라졌고, 통과되어 잘라지는 과정의 느낌은 부드럽고, 폭신하며 포동포동하였습니다.

씹을 때 두께감이 있어서 양적인 만족감도 들었지만 빵의 겉에서 간간함과 바삭함이 느껴졌고, 크로와상처럼 겉의 가루들이 빵과 분리되어 이빨에 부서질 때 얇고 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빵 안에는 버터가 발라져 있어서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기했던 것은 버터에서 달콤한 맛도 들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빵 층에 있었던 달콤함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망고 베리 주스의 단 맛과 겹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즉, 키스링 갈릭빵은 버터 맛과 고소한 맛만으로도 충분히 고급스러움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이 빵과 망고 베리 주스를 함께 먹었을 때, 입 안에서 뜨끈한 맛과 시원한 맛을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망고 베리 주스는 베리 혼합액이 컵 둘레를 치고, 망고즙이 컵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주스였습니다. 베리가 혼합된 맛은 포도보다 더 새콤하고 시큼달콤하면서도, 진하여 무거운 듯하고 끝이 알싸한 블루베리 맛과 가까웠는데, 씨가 씹히는 촉감이 아주 작고 낮게 톡톡 씹히는 것으로 봐서는 딸기 씨와 비슷했습니다.

 

 

망고 베리 주스는 베리 혼합액이 컵 둘레를 치고, 망고즙이 컵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주스였습니다. 베리가 혼합된 맛은 포도보다 더 새콤하고 시큼달콤하면서도, 진하여 무거운 듯하고 끝이 알싸한 블루베리 맛과 가까웠는데, 씨가 씹히는 촉감이 아주 작고 낮게 톡톡 씹히는 것으로 봐서는 딸기 씨와 비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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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키스링 갈릭, 보라색 주스는 베리 블라썸, 노란 빛깔의 주스는 망고 베리 주스, 사진 촬영 : 조윤서)

 

키스링 갈릭에서 느끼한 맛을 느끼기 전, ‘느끼한 맛을 먹은 후에는 신 맛을 먹어야 분위기 전환이 된다’는 맛 평가 이론을 떠올렸습니다. 그 후 키스링 갈릭 빵에서 약간 느끼하다고 받아들일 즈음 베리블라썸 주스를 마셨지요. 그런데, 느끼함이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베리블라썸 주스는 신 맛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베리맛을 진한 달콤함으로 만든 것이기에 맛 평가 이론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망고 베리 주스를 마셨습니다. 그 때, 느끼한 맛을 망고 맛이 싸악 걷어줘서 개운했고, 개운함 사이로 혼합된 베리 맛이 스윽 들어와 혀의 양쪽 끝과 입천장이 약간 따갑게 느껴졌습니다. 느끼함을 해결하고자 주스를 마시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어 개운함과 따가움을 더욱 명확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론이 옳다는 것을 깨닫게 되습니다.

 

이번에는 키스링 갈릭과 망고베리 주스 맛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느끼고자 자유롭게 번갈아가며 여러 번 맛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따끈한 버터맛 사이로 망고베리 주스의 망고맛과 베리맛, 살얼음들이 침투하여 온도 간극이 확실히 벌어져서 뜨끈한 맛과 시원한 맛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느껴졌습니다. 뜨끈함은 시원함 쪽으로 옮겨타고 시원함은 그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서 마침내 미지근함이라는 접점이 맞추어졌을 때, 빵은 흐물흐물해져서 목구멍으로 수월하게 넘어갔습니다.

 

이러한 맛의 만족도는 다 먹을 때까지 지속되었고 깊게 심취할수록 어떻게 빵의 맛이 변화되는지가 더 잘 전달되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교황님께서 드셨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맛을 표현하면 맛을 즐기면서 느껴지는 감동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먹을 때 맛의 반응을 글로 옮길 때와 말로 표현할 때는 느낌이 매우 다르죠. 맛을 표현하는 것은 맛에 대한 의사 전달입니다. 맛을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을 때는 집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수완뉴스 조윤서 칼럼니스트([email protected])

조윤서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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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서 칼럼리스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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