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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年 11 月 24日 9:31 上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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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청소년 사이버폭력, 당신도 경험해보시겠습니까?

지금부터 당신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가 됩니다. (사진=사이버폭력 체험 앱 캡쳐)

[수완뉴스=김동주 기자] “야이 미친X아, 전화 안받아?” ‘사이버폭력 백신’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 앱스토어를 통해 발매됐다. 앱을 출시한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는 어른들에게 청소년 사이버폭력의 실태와 심각성을 정확하게 알려야겠다는 일념에서 어른들이 알아야 더 이상의 폭력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앱의 취지를 밝혔다.

본 기자가 직접 이 앱을 체험해보았다.

지금부터 당신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가 됩니다.”

사이버폭력 백신은 실제 학생들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라고 한다. 본 기자는 직접 이름을 적고 시작하기를 누르자마자, 피해학생의 휴대폰으로 바뀌었다.

피해학생을 따돌리는 학생들이 그룹채팅방에서 피해학생에 대해 욕설로 도배하고 있다. (사진=사이버폭력 체험 앱 캡쳐)

XXX나 나대고 지X랄이야

시작을 누르자마자 불티나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수신되기 시작했다. 같은 반 친구들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그룹채팅방에 초대되었다. 이들은 피해학생에게 “야 씨X XXX”, “대답바로안하냐 XXX”, “이X안되겟다선제공격ㄱㄱ”, ‘병XX이 X나 나대고 지X이야 미친ㅋㅋㅋ’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도배됐다. 이들은 피해학생에게 “혼자서죽지마우리가죽여줄테니깤ㅋㅋㅋ”, “ㅋ얘요즘남자한테 X나 설치고다닌다메”, “꼭너네엄마닮았네^^ㅋ” 등 마치 농담처럼 성적인 비하나 부모 비하발언 등도 서슴치 않았다.

아 이제노잼 우리페북가서놀자ㅋㅋㅋ이거나올리깤ㅋㅋㅋㅋㅋ

이들이 그룹채팅방을 나가자, 페이스북에 빠르게 피해학생과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들이 업로드 되기 시작했다. 업로드된 영상과 사진을 접한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은 “ㅋㅋㅋㅋㅋ신선하다” “불쌍해ㅠㅠ” “남자들한테설치고다니는X이얘야?”라는 반응을 보이며, 피해학생을 조롱했다.

우리학교찐따시리즈라는 내용으로 업로드되는 게시글들에는 피해학생이 나온 이미지를 올리며 “잘짖음^^ 아유착해라” “시x x나 맞고다니게생겼네” “나같음자살각ㅋㅋㅋㅋ” 이라며 네티즌들과 함께 조롱했고, “쓰레기옆에 있으니까 뭐가 쓰레인지 모르겠네? 잘어울림ㅋㅋㅋㅋㅋ”이라며 도가 넘는 조롱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신상까지 공개하며, “관심있는남자들저나하거나찾아가^^ 남자완전좋아함”이라는 내용을 게재했다.

페북보고 연락했어, 30살 아저씨도 괜찮니? 연락안하면 너네 집처들어간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뿐 아니라 피해학생의 휴대전화 메시지로 수도 없는 욕설과 살해협박 메시지가 수신되고 있었다. “찢어죽이기전에답장해라” “남자밝힌다매ㅋㅋㅋ한번 만나자”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과 성적인 비하는 눈을 뜨고 지켜볼 수 없을 수준이었다.

딸의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와 걱정인데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된다는 엄마의 메시지, 이에 전혀 답장하지 않았다. (사진=사이버폭력 체험 앱 캡쳐)

엄마, 아빠 미안해요. 우리가족에게 미안하고.”

감정이 이입된 듯 성적인 비하가 눈에 보이자, 체험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사이버폭력 백신앱은 총 20분 36초 실행되었다. 체험을 하는 동안 휴대폰을 들고 있기 힘들 정도의 고통과 언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며, 다음 장면을 클릭하면 어떤 장면들이 나올까 두려웠고, 피해학생을 조롱하는 이들은 죄책감도 없을까 섬뜩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아이들 63%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사이버폭력은 어른들에게는 낯선데, 그 이유는 멍이나 상처 등 눈에 보이는 피해가 없고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장난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이버폭력은 시공간의 제한이 없이 폭력에 24시간 노출되며, 소셜미디어 등으로 빠른 파급력을 가지기 때문에 순식간에 불특정다수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협의회는 “당신이 사이버폭력을 체험한 시간 단 몇분조차 견뎌내기 힘든 이 고통이 아이들에겐 몇 년씩 이어지는 일상이었다”며 “아이들 혼자 힘으로는 이 악몽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많은 관심과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사이버폭력은 24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현재 진행중이다. 겉으로 피해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어른들은 아이들이 소셜미디어로 장난을 하는 줄 알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진=사이버폭력 체험 앱 캡쳐)

‘사이버폭력 백신’ 앱에 나오는 사건들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으나 앱에서 등장하는 이름, 전화번호, 학교 및 그 밖의 일체의 명칭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위 기사에서 인용한 카톡 이미지 상의 이름은 모두 가명임을 밝힌다.

김동주 기자

Kim Tongjoo
Kim Tongjoohttps://www.swn.kr/author/tongjoo
I will brighten the world around me with my smile. And I will always be here for you all, ready to listen to what you have to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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